아무래도 국문학을 전공했으니 변변치 않은 글이라도 그냥 써보라는 주변 사람들의 인사치레 비슷한 권유를 들을 때마다 같은 생각을 한다. 나에게는 내가 보고 경험한 것 전부를 포함하면서 동시에 그것들에 어떤 소설적인 질서를 부여할 힘이 없다고. 내 이야기를 소설로 쓰겠다고 생각하면 멀쩡하게 조리가 정해졌던 흐름이 혼란스러워진다. 그것을 혼란이라는 단어로 설명하는 것이 맞는지도 잘 모르겠다. 그들이 내게 글을 써보라는 말이 단지 내가 국어를 전공했다는 이유에서 농으로 나온 말일 때가 많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또 나에 대한 비위가 상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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