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영'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4.20 진은영 - <청춘 1, 2>
  2. 2013.04.20 진은영 - <서른 살>
  3. 2012.11.16 진은영 - <첫사랑> 1

진은영 - <청춘 1, 2>

2013. 4. 20. 01:17 from s

<청춘 1>


소금 그릇에서 나왔으나 짠맛을 알지 못했다

절여진 생선도 조려진 과일도 아니었다

누구의 입맛에도 맞지 않았고

서성거렸다, 꽃이 지는 시간을

빗방울과 빗방울 사이를

가랑비에 젖은 자들은 옷을 벗어두고 떠났다

사이만을 돌아다녔으므로

나는 젖지 않았다 서성거리며

언제나 가뭄이었다

물속에서 젖지 않고

불속에서 타오르지 않는 자

짙은 어둠에 잠겨 누우면

온몸은 하나의 커다란 귓바퀴가 되었다


쓰다 버린 종이들이

바람에 펄럭이며 날아다니는 소리를

밤새 들었다







<청춘 2>


맞아 죽고 싶습니다

푸른 사과 더미에

깔려 죽고 싶습니다


붉은 사과들이 한두 개씩

떨어집니다

가을날의 중심으로


누군가 너무 일찍 나무를 흔들어놓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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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 <서른 살>

2013. 4. 20. 01:06 from s


어두운 복도 끝에서 괘종시계 치는 소리

1시와 2시 사이에도

11시와 12시 사이에도

똑같이 한 번만 울리는 것

그것은 뜻하지 않은 환기, 소득없는 각성

몇 시와 몇 시의 중간 지대를 지나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


단지 무언가의 절반만큼 네가 왔다는 것

돌아가든 나아가든 모든 것은 너의 결정에 달렸다는 듯

지금부터 저지른 악덕은

죽을 때까지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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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은영 - <첫사랑>

2012. 11. 16. 17:45 from s

 소년이 내 목소매를 잡고 물고기를 넣었다

 내 가슴이 두 마리 하얀 송어가 되었다

               세 마리 고기떼를 따라

 푸른 물살을 헤엄쳐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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